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수분안정성,영농형태양광,탠덤셀)
장마철에 태양광 패널이 물에 잠기면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그 상식이 깨졌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최대 약점으로 꼽혀온 수분 문제가 국내 연구진 손에서 풀렸다.
한국재료연구원이 7월 21일 공개한 '낚시 그물' 구조 기술은 침수 시험까지 통과하며 상용화 가능성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출처: 한국연구재단). 25년 넘게 전자회로를 만져온 입장에서 봐도, 소재 자체를 물에 강하게 만든다는 발상 자체가 꽤 신선했다.
낚시 그물 구조, 수분 침투를 막는 원리
이번 기술의 핵심은 계면(界面)이라는 용어에 있다. 계면이란 서로 다른 두 물질이 맞닿는 경계면을 뜻하는데, 반도체나 태양전지에서는 이 경계면의 상태가 성능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연구팀은 금속 이온(Cu2+)을 연결 고리 삼아 단단한 유기분자(BCP)와 유연한 고분자(PEIE)를 결합해서, 낚시 그물처럼 촘촘한 분자 네트워크를 페로브스카이트 계면에 만들었다. BCP는 수분이 뚫고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방어벽 역할을 하고, PEIE는 딱딱한 BCP 사이를 부드럽게 이어주는 접착제 겸 완충제 역할을 한다.
제가 25년 넘게 전자회로 개발 현장에서 일하면서 방수 코팅이나 봉지 공정을 숱하게 다뤄봤는데, 대부분은 코팅액으로 물을 '차단'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이번 연구는 소재 자체의 화학 구조를 바꿔서 물에 '강하게' 만드는 접근이라,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보호막을 두껍게 쌓는 방식은 필연적으로 무게와 두께가 늘고 유연성이 떨어지는데, 이 방식은 그 트레이드오프 자체를 회피한 셈이다.
26% 광전환효율, 침수 시험으로 증명한 내구성
연구팀은 태양전지를 실제 물속에 반복적으로 담그는 침수 시험으로 성능을 검증했다. 별도의 글로브박스 없이 공기 중에서 제작했는데도 태양빛을 전기로 바꾸는 비율인 광전환효율이 26% 이상 나왔다는 점이 눈에 띈다.
여기서 광전환효율이란 태양전지에 도달한 빛 에너지 중 실제 전기로 전환되는 비율을 뜻하는데, 상용 실리콘 태양전지의 평균 효율이 20% 안팎인 걸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더 인상적인 건 반복 침수 후에도 성능이 회복되는 우수한 내수성을 보였다는 부분이다(출처: 헤럴드경제). 이는 봉지재(외부 보호막) 없이도 실사용 환경에 근접한 조건을 통과했다는 뜻이라, 제조 공정 단순화로 이어질 여지가 크다.
영농형 태양광 현장, 수분 문제가 절실했던 이유
저는 6년째 농사를 지으면서 영농형 태양광 얘기를 유독 관심 있게 듣습니다. 영농형 태양광이란 농지 위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서 아래에서는 작물을 재배하고 위에서는 발전을 하는 방식인데, 실제 밭에서 보면 이게 말처럼 간단하지가 않다.
관수 작업 중 스프링클러 물이 패널 하단에 그대로 튀고, 장마철이면 며칠씩 습도 90% 이상 환경이 지속된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일반 태양광 패널도 이런 환경에서는 접속함 부식이나 성능 저하가 심심찮게 나타난다. 페로브스카이트처럼 수분에 예민한 소재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이번 기술처럼 소재 자체가 침수를 견디는 수준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정부도 최근 영농형 태양광 관련 규제를 대대적으로 풀겠다고 밝혔는데, 농지 활용 제한과 짧은 사업 기간, 복잡한 인허가 문제로 수년간 지연돼 온 사업에 돌파구가 열릴 전망이라고 한다(출처: 에너지경제연구원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
기술과 정책이 동시에 움직이는 지금 타이밍이 농업 현장 입장에서는 꽤 의미 있게 느껴진다.
BIPV와 탠덤 셀, 상용화로 이어지는 산업 지도
이 기술이 실제로 산업으로 번지려면 세 갈래 길이 보인다. 건물 외벽에 붙이는 BIPV(건물일체형 태양광), 농지 위에 얹는 영농형 태양광, 그리고 실리콘 전지와 페로브스카이트 전지를 쌓아 만드는 탠덤 셀이다.
탠덤 셀이란 서로 다른 파장의 빛을 흡수하는 두 개의 전지를 층층이 쌓아서 단일 전지보다 더 많은 빛 에너지를 전기로 바꾸는 구조를 말한다. 한화솔루션과 한화큐셀 같은 국내 대기업이 이미 수천억 원 규모를 투자해 탠덤 셀 양산 라인을 구축 중이다.
| 산업 분야 | 핵심 장점 | 관련 정책·기업 |
|---|---|---|
| 영농형 태양광 | 농지 이중 활용, 습기 취약 환경 대응 | 규제 합리화 추진 중 |
| BIPV | 얇고 유연해 외벽·창호 적용 가능 | 건물 태양광 의무화 확대 |
| 탠덤 셀 | 실리콘 대비 효율 한계 돌파 | 한화솔루션, 한화큐셀 양산 투자 |
25년 투자 경력으로 본 관련 산업 투자 포인트
저는 국내외 주식을 25년 가까이 다뤄오면서 신소재 관련 뉴스가 뜰 때마다 습관적으로 밸류체인부터 그려봅니다. 밸류체인이란 원재료부터 최종 제품까지 이어지는 산업 연결 고리를 뜻하는데, 이번 페로브스카이트 기술도 예외는 아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보통 이런 소재 연구는 논문 발표 이후 실제 매출로 이어지기까지 몇 년씩 걸리는데, 이번 건은 이미 대기업들이 탠덤 셀 시제품을 공개하고 양산 라인 투자를 진행 중이라 상용화 시계가 생각보다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제 경험상 이런 기술은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락하는 경우가 많아서, 재료 자체보다는 실제 매출과 수주 실적이 확인되는 시점을 확인하고 접근하는 게 안전하다. 정부의 영농형 태양광 규제 완화나 BIPV 의무화 정책처럼 제도적 뒷받침이 붙는지도 함께 봐야 할 부분이다.
자주 묻는 질문 (Q&A)
Q1.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좋은 점은?
제작 비용이 낮고 가볍고 유연해서 다양한 형태로 설치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다만 그동안 수분과 산소에 약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Q2. '낚시 그물 구조'는 어떤 원리인가?
금속 이온으로 단단한 유기분자(BCP)와 유연한 고분자(PEIE)를 연결해 촘촘한 분자 네트워크를 만들어서 수분 침투와 이온 이동을 동시에 막는 방식이다.
Q3. 실제로 물에 담가도 성능이 유지되나?
연구팀이 반복적인 침수 시험을 진행한 결과 성능이 회복되는 내수성을 확인했고, 26% 이상의 광전환효율도 함께 달성했다.
Q4. 이 기술은 언제쯤 상용화될까?
연구팀은 대량생산 공정과 탠덤 태양전지 적용을 다음 단계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업계는 탠덤 셀 양산이 본격화되는 시점을 가까운 미래로 보고 있다.
Q5. 일반 소비자나 농업 종사자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나?
건물 외벽이나 농지처럼 습기에 노출되기 쉬운 환경에서도 태양광 발전이 안정적으로 가능해진다는 뜻이라, BIPV와 영농형 태양광 보급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결론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발목을 잡던 수분 문제가 소재 차원에서 풀리기 시작했다는 게 이번 연구의 의미다. 낚시 그물 구조라는 비유가 그럴듯하게 느껴지는 이유도, 두꺼운 보호막 대신 그물처럼 성긴 네트워크로 수분과 이온 이동을 동시에 잡아냈기 때문이다.
영농형 태양광, BIPV, 탠덤 셀이라는 세 산업이 이 기술 하나로 동시에 상용화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관련 기업들의 움직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 한국재료연구원, 낚시 그물 구조 분자 네트워크로 페로브스카이트 수분 침투 차단 기술 개발 (7월 21일 발표, Nano-Micro Letters 게재)
- 침수 반복 시험 통과, 26% 이상 광전환효율 달성
- 영농형 태양광·BIPV·탠덤 셀 세 산업 동시 상용화 가능성 확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