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 개체수 증가 이유 (야생생물법, 아파트뱀출몰)
지난달 중국 광시성에서 뱀 900마리가 홍수로 양식장을 탈출했다는 뉴스를 보다가, 문득 얼마 전 제 밭 옆 수로에서 마주친 능구렁이가 떠올랐습니다. 시골에서 농사를 지은 지 6년째인데, 최근 2~3년 사이 뱀을 마주치는 빈도가 확실히 늘었습니다.
실제로 지난 7월 초 경기 양주의 한 아파트 거실 이불 속에서도 1m 넘는 뱀이 발견돼 화제가 됐습니다. 중국의 대규모 뱀 사육장 침수 사고와 한국의 아파트 뱀 출몰, 전혀 다른 사건처럼 보이지만 두 사건 모두 '뱀과 사람이 점점 자주 마주치는 시대'라는 공통 배경을 갖고 있습니다.
중국뱀사육장침수, 코브라 900마리 탈출 사건
지난 7월 6일 중국 남부 광시좡족자치구 헝저우시에서 태풍 '마이삭'이 몰고 온 집중호우로 저수지 제방이 무너지면서 인근 뱀 양식장이 침수됐습니다.
이 사고로 코브라, 킹랫스네이크, 물뱀 등 800~900마리가 한꺼번에 탈출했고, 주민 1명이 뱀에 물려 병원 치료를 받았습니다(출처: 한국일보).
광시는 한약재와 가죽 산업을 위해 뱀을 대규모로 기르는 특수가축 사육업 지역으로, 전성기 기준 사육 규모가 약 2천만 마리에 달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서 특수가축 사육업이란 소나 돼지 같은 일반 축산이 아니라 뱀, 사슴, 타조처럼 특정 산업 용도로 소규모·전문적으로 기르는 축산 형태를 말합니다.
이렇게 밀집 사육된 뱀이 홍수 한 번에 대량으로 유출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사건이 국내에서도 화제가 된 이유입니다. 저도 이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뱀을 상업적으로 이 정도 규모로 키우는 나라가 있다는 게 새삼 낯설게 느껴졌거든요.
야생생물법, 한국에서 뱀 포획이 금지인 이유
한국에서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시장·군수·구청장의 허가 없이 야생생물을 포획·채취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여기서 포획·채취란 살아있는 생물을 잡거나 데려가는 행위 전체를 뜻하며, 죽은 사체를 줍는 것도 법적으로는 포획에 해당합니다. 뱀도 이 법의 적용 대상이라 개인이 마당이나 산에서 뱀을 발견했다고 임의로 잡아가면 원칙적으로 불법이고, 위반 시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 구분 | 한국 | 중국 |
|---|---|---|
| 뱀 포획 | 원칙 금지, 허가제 | 지역별 상업적 포획 허용 |
| 뱀 사육 | 사실상 불가, 극히 제한적 허가 | 한약재·가죽용 대규모 합법 사육 |
| 위반 시 |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 | 지역별 상이 |
아파트뱀출몰, 10층까지 올라오는 진짜 이유
제가 6년째 밭을 일구면서 체감하는 건, 뱀이 예전보다 사람 사는 곳 가까이 자주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밭두렁 풀숲은 물론이고 마을 안쪽 골목, 심지어 창고 처마 밑에서도 뱀을 마주친 적이 여러 번 있습니다. 처음엔 제가 유난히 뱀을 자주 만나는 건가 싶었는데, 옆 농가 어르신들 말씀을 들어보니 다들 비슷한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실제로 지난 7월 2일 경기 양주의 한 아파트 1층 세대 거실에서 1m 넘는 뱀이 발견된 사건도 있었습니다(출처: 연합뉴스). 화장실 변기 주변에서 뱀 허물이 발견돼 배수관을 통해 이동한 것으로 추정됐는데, 저층이 아니라 10층 이상 고층에서도 배수관이나 환기구를 타고 뱀이 올라왔다는 목격담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심심찮게 올라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단순히 뱀이 아파트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서식지 파편화가 근본 원인이라고 봅니다. 서식지 파편화란 도로, 택지, 산업단지 개발로 원래 이어져 있던 뱀의 서식 공간이 조각조각 끊기면서, 뱀들이 먹이나 은신처를 찾아 사람 사는 곳까지 밀려나오는 현상을 말합니다.
여기에 도심의 열섬현상도 한몫합니다. 열섬현상은 도시가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뒤덮이면서 주변 산림보다 온도가 높게 유지되는 현상인데, 변온동물인 뱀 입장에서는 겨울철 배수관이나 지하 공간이 오히려 따뜻한 월동 장소가 될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농사를 지으며 관찰한 바로는, 특히 장마 끝나고 폭염이 이어지는 시기에 뱀이 물을 따라 이동하는 경향이 두드러졌습니다.
뱀 개체수 증가, 법 규정과 생태계의 관계
야생생물법 시행 이후 뱀의 개체수가 늘어난 게 확인되면서, 오히려 일부 지자체와 주민들 사이에서는 규제를 현실에 맞게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뱀은 법적으로 포획이 금지돼 개체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주민 안전을 위협하는 사례로 지목되고 있습니다(출처: 서울신문).
다만 뱀을 무조건 유해 동물로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뱀은 먹이사슬에서 쥐나 개구리 같은 소동물의 개체수를 조절하는 중간 포식자 역할을 합니다. 먹이사슬이란 생태계 안에서 생물들이 먹고 먹히는 관계로 서로 연결돼 있는 구조를 뜻하는데, 뱀을 무분별하게 없애면 쥐 등 설치류가 오히려 급증해 농작물 피해나 위생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국립생태원 연구원들도 국내 서식 뱀 11종 가운데 실제 사람에게 위해를 줄 수 있는 독사는 살모사, 쇠살모사, 까치살모사, 유혈목이 4종뿐이라고 설명합니다(출처: 헤럴드경제). 저도 밭에서 뱀을 만나면 일단 종류부터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는데, 대부분은 사람을 피해 먼저 도망가는 무독성 뱀이었습니다.
뱀 관련 자주 묻는 질문 Q&A
Q1. 집이나 아파트에서 뱀을 발견하면 직접 잡아도 되나요?
A. 안 됩니다. 야생생물법상 개인이 임의로 포획하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어, 즉시 119나 지자체에 신고해야 합니다.
Q2. 뱀에게 물렸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행동은?
A. 물린 부위를 심장보다 낮게 유지하고 움직임을 최소화한 뒤, 곧바로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Q3. 국내 뱀 중 독사는 몇 종인가요?
A. 살모사, 쇠살모사, 까치살모사, 유혈목이 4종이 대표적인 독사로 분류됩니다.
Q4. 왜 요즘 고층 아파트에서도 뱀이 나오나요?
A. 서식지 파편화로 뱀이 도심으로 밀려나오고, 배수관이나 환기구를 이동 통로로 활용하기 때문입니다.
Q5. 한국에서도 중국처럼 뱀을 대규모로 사육할 수 있나요?
A. 사실상 어렵습니다. 야생생물법상 허가 요건이 매우 까다로워 상업적 대량 사육이 제한됩니다.
결론
중국의 뱀 사육장 침수 사건과 한국의 아파트 뱀 출몰은 언뜻 다른 이야기 같지만, 결국 사람과 뱀의 서식 공간이 겹치고 있다는 같은 흐름 위에 있습니다. 중국은 산업적 사육이 재해로 이어진 경우고, 한국은 보호 규정과 도시 확장이 맞물려 뱀이 사람 곁으로 밀려나온 경우입니다. 제가 밭에서 직접 겪어보니, 뱀을 무조건 피하거나 없애려 하기보다 어떤 종인지 구분하고 올바른 신고 절차를 아는 게 훨씬 현실적인 대응이었습니다.
① 중국 광시성 뱀 양식장, 태풍 폭우로 침수돼 뱀 900마리 탈출
② 한국은 야생생물법상 뱀 포획·사육이 원칙적으로 금지·제한
③ 서식지 파편화·열섬현상으로 아파트·고층까지 뱀 출몰 증가
④ 뱀은 먹이사슬 조절자이므로 무조건 박멸보다 신고·관리가 정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