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부등본 보는 법 초보 (표제부, 갑구, 을구, 말소사항)

을구에 근저당 3억 원이라고 적혀 있으면, 이 집에 실제로 걸린 대출은 얼마일까요. 저는 처음 등기부등본을 받아들고 이 숫자를 그대로 읽었다가, 한참 뒤에야 실제 대출액과 다르다는 걸 알고 얼굴이 화끈거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700원짜리 서류 한 장이 보증금 수천만 원을 지켜주는데, 읽는 순서만 알면 초보도 10분이면 끝납니다.

등기부등본 표제부, 주소 대조가 첫 단계

[등기부등본 견본]

등기부등본의 정식 명칭은 등기사항전부증명서이고, 크게 표제부, 갑구, 을구 세 부분으로 나뉩니다. 표제부란 그 부동산이 어디에 있고 어떤 건물인지, 면적과 구조는 어떤지를 적어둔 기본 정보 칸을 말합니다.

저는 서류를 받으면 가장 먼저 표제부의 주소를 계약서 주소와 한 글자씩 대조합니다. 동과 호수가 하나만 달라도 전혀 다른 집의 서류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후배가 계약을 앞두고 가져온 서류가 바로 옆 호실 것이었던 적이 있어서, 이 단순한 대조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때 실감했습니다.

아파트가 아닌 다세대, 연립, 오피스텔이라면 등기부등본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건축물대장까지 함께 떼서 용도와 면적이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건축물대장은 세움터(www.eais.go.kr)에서 열람할 수 있습니다.

요약 · 표제부의 주소·호수를 계약서와 글자 단위로 대조하고, 비아파트는 건축물대장까지 함께 확인하세요.

갑구에서 진짜 집주인과 신탁 확인

갑구는 소유권에 관한 사항을 적는 칸입니다. 현재 소유자가 누구인지, 그리고 그 소유권을 제한하는 위험한 등기가 있는지를 여기서 확인합니다. 계약하는 상대방이 갑구의 현재 소유자와 같은 사람인지는 반드시 신분증으로 맞춰봐야 합니다.

갑구에 '가압류', '압류', '경매개시결정'이 보이면 일단 멈춰야 합니다. 가압류란 돈을 받을 사람이 소유자의 재산을 미리 묶어두는 조치로, 쉽게 말해 "이 집, 함부로 팔지 못하게 해달라"는 법원의 임시 잠금장치입니다. 이런 표기가 있는 집은 보증금보다 먼저 돈을 가져가는 사람이 따로 있을 수 있습니다.

요즘 특히 조심해야 하는 게 '신탁' 표기입니다. 신탁이란 집의 소유권을 신탁회사에 맡기는 제도인데, 이 경우 법적인 주인은 눈앞의 집주인이 아니라 신탁회사가 됩니다. 임대인이 이 사실을 숨기고 전세 계약을 맺는 신탁 사기도 나타나고 있는데, 정부가 인정한 전세사기 피해자는 2024년 12월 기준 2만 5천 명을 넘어섰습니다(출처: 위키독스 전세 사기 예방 등기부등본 확인법).

신탁 부동산의 채무는 등기부등본에 나타나지 않고 신탁원부라는 별도 서류에 기록됩니다. 다행히 2025년 1월 31일부터는 인터넷등기소에서 신탁원부 열람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으니, 갑구에 신탁이 보이면 반드시 신탁원부까지 확인하시길 권해드립니다(출처: 위키독스 등기부등본 7가지 체크포인트).

요약 · 갑구에서는 소유자 일치 여부와 가압류·압류·경매·신탁 표기를 확인하고, 신탁이라면 신탁원부까지 열람해야 합니다.

을구 근저당, 채권최고액 읽는 법

을구는 소유권 이외의 권리, 쉽게 말해 집을 담보로 잡힌 빚을 기록하는 칸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단어가 근저당권과 채권최고액입니다. 근저당권이란 은행이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면서 설정해두는 권리이고, 채권최고액은 원금에 이자와 연체금까지 감안해 미리 정해둔 최대 한도 금액을 뜻합니다.

그래서 채권최고액 3억 원이라고 해서 실제 대출이 3억 원인 건 아닙니다. 보통 실제 대출의 120~130% 선으로 설정되기 때문에, 3억 원이면 실제 대출은 2억 3천만 원 안팎으로 어림잡습니다. 저는 처음에 이걸 몰라서 숫자를 그대로 대출액으로 읽고 불필요하게 겁을 먹었던 적이 있습니다.

안전한지 판단하는 기준은 간단합니다. 선순위 채권최고액에 내 전세보증금을 더한 금액이 집 시세의 70% 아래라면 비교적 안전하다고 보는 게 일반적입니다. 저는 이 계산을 엑셀에 미리 틀을 만들어두고 매물마다 숫자만 바꿔 넣는데, 10초면 위험도가 한눈에 보입니다. 한 번은 근저당이 한 줄뿐이라 안심했다가, 날짜를 보니 불과 한 달 전에 새로 설정된 대출이었던 적도 있습니다. 금액뿐 아니라 설정 날짜까지 함께 읽어야 집주인이 최근 자금 사정이 급해졌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항목 계산 예시(시세 5억 원)
근저당 채권최고액 1억 5천만 원
내 전세보증금 2억 원
합계 ÷ 시세 3억 5천만 ÷ 5억 = 70% (경계선)

을구에는 임차권등기나 전세권도 함께 기록됩니다. 다른 세입자의 임차권등기가 보인다면 그 집은 이미 보증금 반환 문제가 한 번 터졌다는 뜻이니, 이유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열람 700원, 말소사항 포함 선택 필수

Q. 등기부등본은 어디서, 얼마에 뗄 수 있나요?

A. 인터넷등기소에서 열람은 700원, 발급은 1,000원입니다(출처: 대법원 인터넷등기소). 화면으로 확인만 하면 되는 열람용이 더 싸고, 공식 서류가 필요하면 발급용을 쓰면 됩니다. 집주인이 서류를 주지 않아도 세입자 본인이 직접 열람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옵션이 하나 있습니다. 열람이나 발급을 신청할 때 '말소사항 포함'을 반드시 선택해야 합니다. 말소사항이란 이미 지워진 과거의 권리 기록을 말하는데, 이걸 포함해서 봐야 이 집에 압류나 근저당이 얼마나 자주 붙었다 떨어졌는지 이력이 보입니다.

저는 계약 직전과 잔금 당일에 한 번씩 더 떼봅니다. 등기부등본은 발급 시점의 상태만 보여주기 때문에, 계약서를 쓴 뒤에 새 근저당이 설정됐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700원씩 세 번을 쓰면 2천 원 남짓인데, 보증금 전체를 지키는 보험료로는 이보다 싼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귀찮다는 이유로 이 습관을 건너뛰는 순간이 가장 위험한 순간이라는 걸 잊지 마세요.

관련 링크

· 대법원 인터넷등기소 (등기사항증명서 열람·발급)

· 등기부등본 보는 법, 표제부·갑구·을구 순서대로 (세이프홈즈)

· 전세 계약 전 등기부등본 7가지 체크포인트 (위키독스)

옆 호실 서류를 들고 온 후배 이야기

몇 해 전 후배가 원룸 계약을 앞두고 "등기부등본 확인했어요"라며 서류를 보여준 적이 있습니다. 흐뭇하게 받아 들었는데 표제부의 호수가 계약하려는 방과 달랐습니다. 중개사가 건물 전체 서류 중 다른 호실 것을 뽑아준 것이었죠.

다시 뽑아보니 그 방에는 가압류가 하나 걸려 있었습니다. 후배는 서류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했는데, 정작 읽어보지 않았던 겁니다. 저는 그날 이후 후배들에게 "서류를 받는 것보다 주소를 먼저 읽으라"는 말을 꼭 해줍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글

· 원룸 전세 매물 확인 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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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절차

등기부등본 보는 법 Q&A

Q1. 등기부등본과 등기사항전부증명서는 다른 건가요?

같은 서류입니다. 등기부등본은 옛 이름이고 지금의 공식 명칭이 등기사항전부증명서입니다.

Q2. 집합건물은 토지 등기부도 따로 봐야 하나요?

빌라나 다세대는 대지권 여부에 따라 토지 쪽 근저당이 걸려 있을 수 있어, 저는 건물과 토지 등기를 함께 확인합니다.

Q3. 근저당이 많으면 무조건 위험한가요?

금액 자체보다 시세 대비 비율이 중요합니다. 선순위 채권최고액과 보증금 합계가 시세의 70% 아래인지부터 계산해보세요.

Q4. 계약 후에도 등기부등본을 또 떼야 하나요?

네, 저는 잔금일 당일 한 번 더 확인합니다. 그 사이 새로운 근저당이나 가압류가 생겼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Q5. 서류가 어려우면 전문가에게 맡겨도 되나요?

법무사나 공인중개사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습니다. 다만 저는 최소한의 읽는 순서는 본인이 알고 있어야 설명을 검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무리 글

1. 서류를 받으면 표제부 주소부터 계약서와 한 글자씩 대조하세요.

2. 갑구에서 소유자와 신탁·압류 표기를, 을구에서 근저당 채권최고액을 확인하세요.

3. 열람할 때 '말소사항 포함'을 선택하고, 잔금 당일에 한 번 더 떼어 보세요.

※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정보 공유 글이며, 법률 자문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열람·발급 수수료와 제도는 변경될 수 있으니 계약 전 인터넷등기소 최신 안내와 전문가 상담을 함께 확인하시기 바랍니다.